말레이시아 이것저것/잡다한 궁금증 해결

말레이시아 경찰 신고 방법과 그 이후 절차에 대해 알아보자

KIM GUCCI 2020. 6. 11. 19:15

© CEphoto, Uwe Aranas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말레이시아에서 살다 보니 주변에서 경찰에 신고할 일이 종종 생기는 듯하다. 간단하게는 치안 때문에 소매치기라든지, 절도 범죄의 타깃이 쉽게 되는 듯하여 신고가 필요하고 가끔은 사기를 당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없어야겠지만 혹시라도 생길 일을 대비하여 경찰 신고방법과 그 이후 절차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 한국에서의 경찰 신고와 말레이시아 경찰 신고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경찰의 조사가 필요한 내용에 대해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말레이시아는 이 뿐만 아니라 사실 증명을 위해서도 경찰서에서 신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

여행 중 여권 및 소지품의 절도 피해를 입었을 경우 경위서 작성 (여행자 보험 청구 및 여권 재발급 용도)
개인간의 분쟁 발생 시 경위서 작성 (혹시나 발생할 민사 소송 시 참고 자료로 쓰일 수 있게)
최근 코로나로 인한 MCO (Movement Control Order) 중 주(State) 외 이동 허가를 받을 때 등

 

- 경찰 신고가 필요하다면 우선 주변 경찰서에 방문해야한다. 온라인/어플 신고는 현재 외국인은 불가능하다. 

말레이시아의 경찰서는 Pondok Polis, Balai Polis, IPD, IPK로 조직되어있는데 

Pondok Polis 는 지구대/파출소 개념, Balai Polis는 경찰서(서울 강남 경찰서),  IPD(Ibu Pejabat District)는 경찰서와 지방경찰청 사이의 지구(지역) 경찰서 , IPK(Ibu Pejabat kontinjen)으로 한국의 지방경찰청으로 이해하면 된다. ex) IPK Selangor, 서울지방경찰청

보통 Balai Polis나 IPD에 방문하며 쿠알라룸푸르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몬키아라와 데사 스리 하타마스의 경우 Balai Polis Sri Hartamas에 그 상위 경찰서인 IPD Brickfields으로 가면 되겠다. 

   → 다만 여권 분실/절도의 경우 위조 여권 등의 조회를 위해서는 IPD Dang Wangi로 방문해야함. (방문 전 대사관 확인 필수)  

   → 교통사고의 경우 Trafik Polis (KL은 차이나타운 근처)에 방문해야 함. 말레이시아는 교통경찰서가 따로 있음. 

 

출처 Wikimedia

 

- 경찰서에 들어가서 / 경찰 신고서(Police Report) 작성하기

말레이시아 경찰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ㅠㅠ.. 사람이 많으면 번호표를 주는 곳도 있으니 본인 차례를 기다렸다가 경찰이 부르면 카운터로 가서 신고서를 작성한다. 

운 좋게 친절한 경찰을 만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데다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리포트를 알아서 적으라고 워드 창을 띄워서 키보드를 건네 줄 수도 있다. 육하원칙에 따라 자세히 기술하는 것이 좋으며 내용이 부족하다면 질문이 쏟아질 수도 있다.

여권을 보여주고 주소지를 알려주면 대충 1차 관문은 통과한 셈이다. 완성한 신고서를 2부 출력하여 왼쪽 하단에 서명을 하고 한장은 경찰서 보관용, 한장은 본인 소지용으로 나눠 가진다. 

★원본은 꼭 잘 보관해야 한다. 본인이 경찰서에 오지 않는한 재출력은 불가능하다★

만약 증명용 경찰신고서가 필요하면 여기까지의 절차로 끝이지만 조사가 필요하면 다음 관문도 거쳐야 한다. 

 

© CEphoto, Uwe Aranas

- 조사 담당관 만나기 / 조서(statement) 작성하기

경찰 신고서 작성은 모든 경찰서에서 가능하지만 조사가 필요하다면 해당 사건은 관할지로 배정이 된다. 그러니까 코타키나발루에서 발생한 사기사건을 쿠알라룸푸르에서 신고한다면, 조서 작성을 위해 코타키나발루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웬만하면 해당 관할지에서 경찰 신고도 하는 게 좋겠다. 

조사 담당관은 경찰 신고서 작성시 남긴 핸드폰 번호로 연락을 할 것이다. 약속 시간을 잡고 여기가 사무실이 맞는지 의심이 드는 담당 경찰관 사무실로 간다. 

조서 쓸 내용이 없더라도 조사 담당관은 어마어마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사건 관련 질문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인들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양식이다 보니 이해가 안 가는 질문들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종교는 물론, 가족관계, 부친 이름, 부친 나이, 거주 주소 등등.. 대체 왜 묻는 것인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답해야 한다. 

꼬리 무는 질문에 다 답하다보면.. 이제 자기네들이 조사를 하겠다고 돌아가도 된다는 허가가 떨어지고! 인고의 기다림이 남아있다. 

   → 참고로 조서는 폴리스 레포트처럼 출력하여 주지 않고 조사관만 소지하고 볼 수 있다. 

이때 워낙 연락이 없기 때문에 수사 경과를 문의하고 싶을 때를 대비하여  담당 경찰관의 연락처와 이름을 받아 놓는 것이 마음 편하다.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는 조사 기한이 없기 때문에 신고자 평생 조사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 포스팅은 경찰이 내 사건에 관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 

투비 컨티뉴-